에르도안에게 놓인 선택의 갈래 아시아

월 스트리트 저널 (The Wall Street Journal)


터키는 1979년 이란의 전례와 맞닥뜨리고 있다 

쿠데타 극복에 힘입어 에르도안은 이슬람 반혁명을 조장시키려는 유혹에 빠질 수도 있다. 

소네르 차압타이 (Soner Cagaptay)

2016년 7월 17일 

7월 16일 이스탄불에서 지난 금요일 발생한 쿠데타 시도에 가담한 터키 군인들이 에르도안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폭행당하고 있다. 


지난 7월 15일 쿠데타 시도 실패 이후 터키는 역사적인 분수령을 맞이하고 있다. 레체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데타 시도에서 살아남으면서 새로운 정당성과 구원군을 얻게 되었다. 거리로 몰려나온 열성 신도들 말이다. 에르도안은 이 추진력을 행정가 스타일의 대통령이 되는데 사용하거나 혹은 종교적 영향력이 온 나라를 뒤덮게 자극하여 스스로를 이슬람 지도자에 등극하도록 만들수도 있다. 

비록 권력을 조금씩 강화시키는 것이 과거 그의 스타일이었지만 지난 주말 벌어진 이슬람주의적 지지의 엄청난 분출은 그에게 있어 이것이 커다란 유혹이 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바로 1979년 이란의 상황을 터키가 맞이한 것이다. 점증하는 이슬람 혁명은 과연 세속주의의 힘을 압도할 것인가?

지난 금요일 밤 쿠데타 시도가 벌어졌을 때 에르도안은 나라에 퍼져있는 종교적 감성에 호소하면서 그의 지지자들로 하여금 반-쿠데타 집회를 조직하게 만들었다. 그의 지시에 따라 신도들이 새벽 1시 15분 터키 전국에 자리잡은 80,000개 이상의 모스크에 운집했었는데 이 시간은 통상적인 기도 시간이 아니었다. 이 전략은 통했고 신도들의 운집은 정치적 행위를 불러일으키게 작용하였으며 종교적인 터키인들은 세속주의적인 군부에 맞서 거리로 몰려들었다. 친정부적인 경찰 병력과 합세해 그들은 군부의 실패한 노력을 제압했다.

7월 15일 이후 터키에 불어닥친 친 에르도안 기류는 매우 강해지고 있다. 날마다 신도들을 불러모으는 행위가 계속되고(이슬람은 신도들에게 매일 5번 기도하도록 요구한다.) 종교적인 터키인들로 하여금 대통령 편에 서는 정치적 의무를 상기시키고 있다.

이슬람주의 스탠스를 치하는 정치인인 에르도안은 총리이자 여당 정의개발당(AKP)의 당수로서 2003년 권력을 잡았다. 그 당시 그는 지지도를 다지기 위해 경제 성장 정책을 취했다. 또한 그는 이슬람주의적 정치를 멀리했으며 대신 개혁을 단행하고 유럽 연합 가입을 추구했다. 

그러나 경제 정책에서의 좋은 평가를 바탕으로 2007년, 2011년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 에르도안은 매우 견고한 보수주의자, 권위주의자로 돌변했다. 

그는 이제 표현의 자유, 집회 결사의 자유를 주기적으로 탄압하고 있다. 그는 언론사들을 폐쇄시키거나 장악했다. 그는 SNS 접속도 차단하며 언론인들을 잡아가두며 반대 집회를 깨부수기 위해 경찰을 투입한다.

에르도안은 또한 종교를 내세우는 시도를 하고 있다. 2014년 12월 정부의 통제를 받는 터키 고등 교육 위원회는 지원을 받고있는 모든 학교와 심지어 6살된 어린 아이들까지 포함된 모든 학생들에게 공개적으로 수니 이슬람교 교육 과정을 의무적으로 가르치도록 하는 정책 수정안을 발표했다. 

2014년 에르도안은 임기 제한 때문에 총리직과 AKP 당수직에서 물러났다. 대신 그는 이전에는 권한이 약했으나 그가 꾸준히 힘을 실어준 대통령직에 올랐다. 이번 쿠데타는 에르도안에게 의회에서의 다수 의석을 토대로 그의 계획을 더욱 밀어붙일 수 있게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 그는 터키의 헌법을 고쳐 대통령직 뿐만 아니라 총리와 AKP 당수 직을 모두 장악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1950년 터키가 다당제 민주체제를 갖춘 이래 에르도안을 가장 힘있는 인물로 만들어준 이러한 과정은 권력을 집중화시키려는 그의 점진주의적 접근법에 부합한다. 동시에 이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가장 최근 2차례의 선거에서 에르도안의 AKP는 49.5 퍼센트라는 최대치의 지지도를 획득했으며 쿠데타 직후 대통령의 인기도도 상승했지만 이러한 지지도가 에르도안 손에 달려있긴 하지만 늦어도 내년에는 실시될 다음 선거까지 지속되리란 보장은 없는 것이다. 

더 빨리 권력을 획득하기 위한 두번째 방책이 있다. 바로 이슬람 혁명이다. 쿠데타를 분쇄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고 그 이후 지금도 전국에서 결집하고 있는 에르도안의 지지자들은 흔해빠진 AKP의 보수주의 지지자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이슬람주의자, 심지어 지하디스트들에 가깝다. 지난 주말 동안 친 에르도안 성향의 폭도들은 쿠데타를 지지하던 군인들을 붙잡하 폭행했다. ISIS가 하는 방식으로 참수당한 군인의 이미지들도 지속적으로 인터넷 상에 올라오고 있다. 

불행하게도 최근 들어서 터키내 지하디스트적 움직임이 점점 표면화되고 있으며 이는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이 터키를 전진 기지로 사용하게 방관한 에르도안의 대 시리아 정책 뿐만 아니라 그의 교육 정책에도 적잖은 책임이 있다. 퓨 리서치 센터에 의해 시행된 최근 설문 조사에 의하면 전체 터키인 중 27 퍼센트는 ISIS를 그렇게 나쁘게 보고 있지 않다. 에르도안은 이제 이러한 움직임들을 이슬람 혁명으로 이끄는 도구로 쓸 수도 있다.

혁명를 일으키는 데에는 다수가 아니라 오히려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폭력 행위를 갈구하는 분노와 흥분에 가득 찬 소수만 있으면 된다. 실패한 쿠데타 시도 이후 터키 정치는 아직 안정되지 않았다. 에르도안은 아직 전국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했으며 바로 그것이 일요일 오후가 되었는데도 그가 수도로 귀환하지 않은 이유이다. 수도는 그에게 있어 아직은 안전하지 못하다. 종교적 열의는 매우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모스크는 날마다 계속 신도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군부에 분노한 이슬람주의자와 지하디스트들은 거리를 가득 메웠으며 반면에 다른 정치적 견해를 지닌 대다수의 터키인들은 집을 떠나기를 두려워하고 있다. 

만약 에르도안이 종교적 열의에 더욱 더 바람을 넣으려 하면 그는 종교성을 띤 반 쿠데타 운동을 이슬람주의적 반혁명으로 전환시켜 세속 민주 체제로서의 터키의 지위를 끝장낼 수도 있다. 이 열의에 바람을 넣으려는 시도는 실패한 쿠데타 이후 분열되고 대중의 신뢰를 잃어버린 군부가 더이상 이 반혁명을 막을 수 있는 위치에 있지 못한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그러나 이슬람 혁명은 위험을 수반한다. 터키는 NATO 회원국에서 축출되고 러시아를 포함한 주변 적국에 자신을 노출시킬 수 있다. 또한 이는 거의 확실히 경제적인 파멸로 이어져 에르도안의 권력 기반에 상처를 입힐 수 있다. 

에르도안이 이번 쿠데타를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쓴다는 첫번째 시나리오가 두번째보다는 가능성이 높지만 터키에서 이슬람 혁명이 일어날 가능성이 이토록 높았던 적은 여태까지 없었다.

* 소네르 차압타이는 워싱턴 근동 정책 연구소의 선임 연구원이다. 
* 차압타이는 1970년 태어나 예일 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현재는 미국 국적을 취득한 터키계 미국인이다.  

- 끝 - 

1. 연합뉴스에서 소개된 차압타이의 기고문 요약을 보고 전문을 번역해보았다. 결국 에르도안 하기 나름이라는 건데 에르도안이 쉬운 선택을 할지 합리적인 선택을 할 지는 아무래도 미지수인 것 같다. 

2. 만일 기사에서 언급한대로 에르도안이 기어코 '쉬운' 선택을 한다면 그 결과야 뻔하지 않겠는가? 

덧글

  • Abdülhazret 2016/07/18 19:35 # 답글

    군부의존적, 엘리트주의적, 시장비친화적인 터키 세속 사회가 과연 군부라는 기반 없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터키 세속 시민 사회의 성숙이 지금 매우 절실합니다.

    P.S. 이란 이슬람 혁명 이야기가 나왔는데 혹시 괜찮으시다면 모하마드 레자 샤 파흘라비 황제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 2016/07/18 20:0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혜성같은 얼음의신 2016/07/18 19:15 # 답글

    터키는 군사력이 막강한데 이슬람혁명이 일어나면 레알 헬이 되겠네요. ㄷㄷㄷ
  • Wojciech 2016/07/18 20:01 #

    그것 참 중대한 뇌관이지요. 서방도 그걸로 지금 많이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노알라후아크바르 2016/07/18 20:03 # 삭제 답글

    이슬람 원리주의로 가면, 터키 EU 가입은 어떻게 되나요? 공립 학교에서 의무적인 종교 교육이라니요. EU 가입하려면 있던 것도 없애야 할 판에 새로 만드네요. EU 들어가기는 접은 듯 합니다.
  • Wojciech 2016/07/18 20:20 #

    이 추세로 가면 이제 EU와의 협상은 완전히 끝장날 것 같습니다.
  • KittyHawk 2016/07/18 20:08 # 답글

    이전까지의 행적들을 합쳐서 생각해보면 결과가 어느 정도는 정해진 것 아닌가 싶어집니다.
  • Wojciech 2016/07/18 20:20 #

    네, 저도 그리 낙관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 2016/07/18 20:2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7/18 20:3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6/07/18 20:3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6/07/18 20:4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希望論 2016/07/18 20:49 # 답글

    러시아는 이 상황에 대해 터져나오는 웃음을 감추느라 정신없을듯 합니다. 일단은 흑해에 대한 영향력을 두고 다투는 입장이기에 보다 강화된 나토의 역할을 늘 주문해오던 에르도안이었지만 서방과의 관계가 차츰 험악해지고 있는 상황인지라 ㅋ 러시아로서는 브렉시트에 이어 입이 귀에 걸릴만한 일이 연속으로 터지네요
  • Minowski 2016/07/18 21:02 # 삭제

    좀 더 가봐야 하지않을지...

    시리아를 좀더 수렁으로 만들고, 흑해일대, 캅카스, 발칸에 범이슬람주으를 수출해서 중앙아시아까지 이르게 방치한다는 방법도 있겠고.....
  • Wojciech 2016/07/18 21:10 #

    希望論 // 지금 당장 러시아와 터키가 서로 구애를 하긴 하는데 서로간 이해 관계가 워낙 상충되는지라 계속 유지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Minowski // 에르도안이 내부의 권력 강화에만 몰두할 지 아니면 외부로의 팽창을 시도할 지 아직은 두고 봐야 겠지만 후자라면 미국, 러시아 양쪽에게 견제받고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그 이전에 그럴 능력이 충분한 지도 의심스럽기도 하고 말이지요.
  • 산마로 2016/07/18 21:09 # 삭제 답글

    민주주의의 자살에 또 하나의 사례가 추가될 확률이 높아보이는군요. 그러지 않았으면 합니다만.
  • Wojciech 2016/07/18 21:10 #

    두고 봐야 겠습니다.
  • 제트 리 2016/07/20 23:22 # 답글

    앞으로 두고 봐야 알 겠습니다만, 터키는 여러 모로 다급한 거 같습니다..... 러시아와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을 한 걸 보니까.... 여러모로 급하긴 한 거 같습니다...
  • Wojciech 2016/07/20 23:27 #

    아무래도 주변국들을 죄다 적으로 돌린 상황인지라...
  • 시진핑개새끼해봐 2016/07/21 13:47 # 삭제

    터키도 대륙처럼 주변국이 몽땅 적인가요? 짱깨야 초강대국이니 그렇다 쳐도, 터키는 대체 뭘 믿고?

    六四天安門事件 The Tiananmen Square protests of 1989 1989.6.4 천안문사건
    天安門大屠殺 The Tiananmen Square Massacre 천안문 대학살
    反右派鬥爭 The Anti-Rightist Struggle 반우파투쟁
    大躍進政策 The Great Leap Forward 대약진정책
    文化大革命 The Great Proletarian Cultural Revolution 문화 대혁명
    人權 Human Rights 인권 民運 Democratization 민주화운동 自由 Freedom 자유 獨立 Independence 독립
    多黨制 Multi-party system 다당제 台灣 臺灣 Taiwan Formosa 대만 中華民國 Republic of China 중화민국
    西藏 土伯特 唐古特 Tibet 티벳
    達賴喇嘛 Dalai Lama 달라이 라마
    法輪功 Falun Dafa 법륜공
    新疆維吾爾自治區 The Xinjiang Uyghur Autonomous Region 신장 위구르 자치구
    諾貝爾和平獎 Nobel Peace Prize 노벨 평화상
    劉暁波 Liu Xiaobo 류 샤오보
    民主 민주 言論 언론 思想 사상 反共 반공 反革命 반혁명抗議 항의 運動 운동 騷亂 소란 暴亂 폭동 騷擾 소요 擾亂 요란 抗暴 항폭 平反 반평 維權 유권 示威游行 시위행진
    李洪志 리 훙즈
    法輪大法 법륜대법 大法弟子 대법제자 強制斷種 강제거세 強制堕胎 강제낙태 民族淨化 민족정화 人體實驗 인체실험 肅清 숙청
    胡耀邦 호 야오방
    趙紫陽 자오 즈양
    魏京生 웨이 진쉬엔
    王丹 완 탕
    還政於民 환정방민
    和平演變 화평연변
    激流中國 격류중국
    北京之春 북경지춘
    大紀元時報 대기원시보
    九評論共産黨 9평론 공산당
    獨裁 독재 專制 전제 壓制 압제 統一 통일 監視 감시 鎮壓 진압 迫害 박해 侵略 침략 掠奪 약탈 破壞 파괴 拷問 고문 屠殺 도살
    活摘器官 장기척출 誘拐 유괴 買賣人口 인신매매 遊進 시위 走私 밀수 毒品 독품 賣淫 매음 春畫 춘서 賭博 도박 六合彩 육합채
  • 제트 리 2016/07/22 00:18 #

    시진핑개새끼해봐/ 터키의 행보로도 충분하죠... 저 동네도 동 아시아 못지 않게 국뽕이 심합니다.... 터키의 극우 정치인 중 한 사람은 중국인과 한국인은 구분이 안 된다는 식의 발언도 했었죠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